이건희 컬렉션에서 이중섭을 만나다

1. 이건희컬렉션 전시 정보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에게 2021년 4월 기증받은 1,488점 중 이중섭의 작품 90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이중섭 기소장품 10점을 모아 100여 점으로 구성한 전시이다. 이중섭(1916-1956)에 대해 소개하자면 전쟁을 겪으며 힘들고 어려웠던 삶 속에서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정직한 화공'이자 '소'를 그려낸 민족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평안남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서양화가 임용련에게 미술을 배웠다. 제국미술학교 서양학과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자유로운 학풍의 도쿄 문화학원으로 옮겨 미술을 전공했다. 태평양 전쟁과 한국 전쟁 등으로 일본인 아내를 비롯한 두 아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영양실조와 간경화 등 병고에 시달리다 1956년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하였다. 

 

이번 전시회는 이건희 컬렉션을 중심으로 한 두 번째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양질의 한국미술을 소개하고, 대중에게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2022. 8. 12.부터 2023. 4. 23.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관람시간은 10:00 ~ 18:00까지(수요일과 토요일은 10:00 ~ 21:00까지)로 입장료는 무료이나 사전 예약 또는 선착순으로 현장 발권이 이루어져 사전 예약을 하지 못하였다면 일찍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관람 시간은 약 1시간 가량 소요되니 참고하여 입장바랍니다. 

 

2. 작품 정보

전시 공간은 크게 1940년대, 1950년대, 작가 자료, 작가 영상 등 4개로 나뉜다.

 

1940년대는 일본 유학시기에 그린 작품들이 많은데 주로 엽서화가 많다. 그는 아내가 되는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1940년부터 1943년까지 다수의 엽서를 보냈는데 앞면에는 그림을 그려 보냈다고 하며 현재까지 남아 있는 엽서화는 총 88점인데 자유미술가협회의 추상 및 초현실주의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1950년대는 회화, 은지화, 편지화가 있다. 이중섭은 새 또는 닭을 즐겨 그렸는데 1943년 일본에서 돌아와 원산에서 지내는 동안 닭을 직접 그리면서 관찰하고, 그리기에 열중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그린 작품도 많았는데 이는 1951년 제주도에서 가족과 함께 지냈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중섭 하면 떠오르는 '소' 작품은 이중섭이 일제강점기 한국인들에게 인내와 끈기를 뜻하는 상징이었다. 1940년대 후반 원산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하루 종일 소를 관찰하며 연필 소묘를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작가자료 코너에는 이중섭의 연보가 있어 이중섭의 일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전시장 안쪽에 위치한 작가 영상 코너에는 젊은 시절의 이중섭 화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3. 관람 후기 

이중섭 화백의 작품은 학생때 공부로만 만나왔는데 실제로 그의 작품을 만나보니 감회가 새로웠고, 추상적이며 역동적인 느낌을 받았다. 사실 전시회를 가기 전까지 이중섭의 '소' 작품 밖에 아는 것이 없었는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오히려 '소'보다 이중섭 생전에 아이들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히 느껴지는 작품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아들 3명 중 첫째가 병으로 일찍 떠나 보냈는데 전쟁 중 궁핍한 환경속에서 가족,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그의 궁핍한 생활이 느껴져 더욱 작품이 와닿았다. 특히 담배갑 안의 알류미늄 속지에 철필이나 못으로 그린 은지화가 가장 감명깊었다. 또한 '소' 작품은 아픈 역사상을 담고 있어 그런지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이건희 회장의 기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역사가 담긴 작품을 직접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동이었다. 그리고 관람실 안에서 사진 촬영도 허용이 되니 가족 또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작품 앞에서 사진을 남겨보면 정말 뜻깊은 시간이 될것 같다. 즐거운 미술관람이었고, 추후 기회가 된다면 다시 방문하여 감동을 느끼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는 2023. 4. 23.까지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얼른 방문하여 멋있는 작품들을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