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 오은영 박사
이 책을 쓴 사람은 오은영 박사님이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부터 금쪽같은 내새끼까지 열심히 챙겨보고 있다. 오은영 박사님께 본받고 싶은 점이 아주 많지만 그 중 딱 두 가지만 꼽으라면 첫 번째가 '아이들을 이해하는 통찰력'이다.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보고 그 원인을 파악하는 통찰력이 뛰어나신 분이다. 두 번째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가끔 금쪽같은 내새끼를 볼 때 오은영 박사님이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았다. 아이가 부모로 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거나 아이가 안쓰러운 상황일 때 눈물을 흘리곤 하신다.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분이구나 싶었다.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다. 대한민국 교육계의 피아제가 아닐까 싶다.
2.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줄거리
1장. '익숙한 그 말 말고, 알지만 여전히 낯선 그 말'
1장은 전반적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사용하는 언어에 관한 내용이다. 지시는 분명하게, 1번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번 반복하는 말은 아이에게 소음일 뿐이다. 간혹 부모 중에서 아이에게 '안 돼'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에게 안된다는 표현을 쓰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생각으로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내버려 두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이 쓰여있다. 아이의 자존감은 사회에서 허용되는 행동과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정확히 구별할 때 더 단단해 진다고 한다. '안 되는 거야.'뒤에 붙이고 싶은 수많은 말들을 빼고 딱 저 말만 해야 효과가 있다. 소모적인 대화는 피해야 한다.
○ "마음까지 해결해주려고 하지 마세요."
마음은 자유로울 수 있다. 생각도 자유로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 결정이다. 욕구를 잘 조절해서 현실에 맞게 상식적으로 마지막 행동을 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상대의 불편한 마음 이야기를 들으면 내 마음이 불편해지기에 자꾸 상대의 마음을 해결해 주려고 한다. 또는 상대가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 이것은 정서적인 억압이다. 내 마음이 편하고 싶어서 상대의 정서를 억압하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도, 나의 마음도 그냥 두라. 상대의 마음은 해결할 수 없다. 마음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마음의 주인뿐이다.
○ 열단어 법칙
아이에게 효과적인 지시는 열 단어를 넘지 않는다. 아이들이 가장 잘 알아 듣는 지시는 열 단어 이내의 지시다. 지시는 분명하게 10단어 이내로 1번만 한다. 반복할 수록 효과가 떨어진다. 소모적인 대화를 피해야 한다.
○ 아이의 짜증
아이들은 호르몬의 영향 때문일까? 가끔은 이유없는 짜증을 내곤 한다. 특히나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다. 실컷 푹 자고 일어났으면서 왜 짜증을 부리는 걸까? 생각해보면 나도 어렸을 때 자고 일어나서 짜증을 내곤 하였다. 이 책에서는 아이가 이유없이 짜증을 부리는 것은 부모의 관점이라고 표현한다. 어떠한 이유는 있을 것이라 본다. 감정은 그 사람만의 고유의 영역이다. 왜 그러한 감정을 가졌는지 묻지 말라. 생각해보면 왜 화가 났냐고 묻거나 왜 슬프냐고 물으면 참 설명하고 싶지도 않고 섭섭하기도 하다. 내가 매우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라고 가정하였을 때 왜 우냐는 질문 보다는 나의 감정에 공감해주거나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는 아이에게는 음과 같이 말해보라고 하신다. "자꾸 눈물이 나오는구나. 실컷 울어. 괜찮아.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줄게. 다 울고 나면 그때 이야기 하자."
○ 유치원을 가기 싫다고 하는 아이
이것은 과거의 나인듯 하다. 나는 늘 유치원 가기를 싫어했고 엄마와 붙어있고 싶어 했다. 막상 유치원에 가면 잘 놀았는데 아침만 되면 안 가려고 갖은 핑계를 대고 떼를 썼다. 배아픈 척, 머리 아픈 척 했지만 엄마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유치원 가는게 전쟁이었다. 유치원 차에 안 타려고 길바닥에 눕기도 했다. 유치원에 가면 그 곳의 규칙을 따라야 하고 마음껏 놀 수 없고 내 마음대로 쉬지도 못하니 그랬던 것 같다. 유치원 가서 공부를 하고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보다 당연히 집에서 누워 있고 장난감 가지고 노는 것이 좋았다. 유치원이 가기 싫다고 하는 아이에게는 뭐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까? "엄마도 너랑 같이 있을 때가 제일 좋아." 라고 말하라 하신다. 엄마가 일을 하러 가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말라고 하신다. 특히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말,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 눈 마주침
부모가 아이를 훈육할 때 아이들은 눈을 피하곤 한다. 눈을 응시하는 행위는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의 눈에는 기운이 있다. 훈육을 하는 부모의 눈은 강렬하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아이에게 눈을 보는 것을 강요하지 말라. 아이가 듣고 있기만 하다면 그냥 두어도 된다고 한다. 눈을 피하는 아이에게는 다음과 같이 말하라고 하신다. "중요한 이야기라서 웃으면서 말할 수 없는거야. 잘 들어봐."
'2장. 내가 내 아이만 했을 때, 듣고 싶었던 말'
1장이 유아, 초등 저학년 자녀를 대할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면 2장은 청소년 자녀를 대할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이 나왓다. 청소년 자녀를 대한다는 것은 위태위태한 일이다. 자아가 성립되어 가는 시기이기도 하고 자기 주도성이 강해지기 때문에 부모의 말을 듣질 않는다. 무엇보다 한번 틀어지면 영영 엇갈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이런 거친 시기의 아이들에게 따뜻하면서도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챕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내가 낳았다는 사실만으로 아이가 나의 단점까지 좋아해줄 수 는 없다. 아이는 부모를 사랑하지만 싫어하는 점도 있다.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대할 때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대한다면 자녀와 대화가 더욱 잘 통할 것이다.
○ 아이의 친구
부모로서 내 아이가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으면 하는 욕심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 대한 걱정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이 친구관계이기도 하다. 내 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선한 친구들이 많았으면 할 것이다. 아이에게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막상 아이가 안 좋은 친구를 사귀고 온다면 그 친구와 놀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내 아이가 문제행동을 하는 친구를 사귀어 온다면 뭐라고 말하는게 좋을까? 우선 가장 하지 말아야 할 말이 그 친구에 대한 흉이다. 그 친구를 흉보는 순간 아이는 집에 와서 아예 친구 이야기를 꺼내지 않게 될 것이다. 친구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 아이에게 그 친구의 어떤 면이 좋은지, 어떤 이유로 친하게 지내는지 물어보고 다음과 같이 말하라고 한다. "그 친구의 그런 면은 참 좋구나. 그런데 엄마가 볼 때는 이런 면은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다. 그것을 네가 고쳐줄 수는 없겠지만 영향을 받으면 안 될 것 같다."
○ 놀이터에서 더 놀겠다는 아이
이 이야기는 내 동생의 이야기다. 놀이터에 한번 나가면 절대 안 들어오려고 했던 내 동생은 부모님의 속을 썩이곤 했다.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집에 안들어가겠다고 하면 정말 당황스러울 것 같다. '늦었는데 왜 안가지? 배도 안 고픈가?'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보통의 부모라면 아이에게 지금 들어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가자고 단호하게 이야기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방법은 잘못된 방법이라 한다. 아이들은 약속의 개념조차 잘 모른다. 설명을 해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오늘 재미있게 놀았다, 그렇지? 이제 들어가야 해. 집에 갈 거야."라고 말하라. 아이는 이 말을 듣고 싫다고 떼를 쓸 수 있는데 "내일 와서 또 놀자."라고 말하고 아이를 품에 안고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신다.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아이를 혼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는 놀이터에서 오늘 하루 아무리 즐겁게 놀았다고 해도 집에 갈 때 혼난다면 하루를 속상한 기분으로 기억할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첫 마음보다 마지막 행동을 기억한다.
3장.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수긍의 말'
3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자존감과 자신감 이야기다. 자신감이란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내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내 능력에 대한 가치 기준이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자존감은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생긴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려면 아이의 생각과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 외로움
사람은 자신을 다른 모습으로 포장할 때 외로워진다고 한다. 누구나 타인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사이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차이가 커지면 외로움도 커진다고 한다. 아이의 외로움을 자극하는 말로는 "네 주변 사람들이 너 이러는거 아니?" "밖에서 아무리 잘하면 뭐해. 집에서는 ~하는데." 등등이 있다.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말이고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이니 조심해야 겠다.
○ 말대꾸
의외로 유아기에 말대꾸가 잦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사춘기 시절에는 선생님이든 부모님이든 내가 억울하다고 느낄만한 말을 먼저 하지 않는 이상 말대꾸를 하지 않는다. 경험적으로 말대꾸를 했다가는 큰일이 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른들이 하는 말씀이 맞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아들의 언어 능력은 전체 맥락을 파악할 만큼 발달하지 않았기에 단어 하나에 집착해서 꼬리무는 식의 말대답을 한다고 한다. 이럴 때 부모는 지적을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럴 수록 아이는 더 예민해져서 말대꾸가 늘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간결함이다.
○ 아이와의 놀이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놀아줘."일 것이다.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과 노는 것은 사실 지루하기 짝이 없다. 아이와 놀아주는 것은 두 가지 포인트만 기억하면 된다고 한다. 하나, 아이의 뒤를 따라가기. 즉 아이가 주도하고 부모는 따라 가야 한다. 부모가 주도해서는 안 된다. 둘, 모르면 아이에게 물어보기. 놀이를 선택할 때도 아이가 충분히 탐색하게 하고 아이가 주도적으로 고르게 하면 된다.
○ 형제 자매와의 다툼
형제 자매의 다툼이 있을 때 부모의 역할은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고 싸움을 멈추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부모가 그 자리에서 각각의 잘못한 점을 속시원하게 짚어주고 자신의 잘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게 하는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아무리 공정해도 어느 아이에겐 억울함이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싸움에 개입할 때는 그 자리에서 판결을 내리면 안된다. 각각 따로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어떻게 된 일인지 사정을 물어보고 가르쳐야 할 것을 하나씩 말해주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아이들은 형인지 동생인지, 언니인지 동생인지 상관없이 다 고만고만한 아이들이라는 점이다. 발달 단계로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아이들이기 때문에 큰아이가 작은 아이보다 더 나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4장. '귀로 하는 말, 입으로 듣는 말'
○ 짜증을 내는 아이
무언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으면 짜증을 내는 아이들이 있다. 재미있게 노는 시간에 놀이를 하다가 잘 안풀린다고 짜증을 내면 부모 입장에서는 여간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아이에게 왜 짜증을 내냐며 다그쳐서는 안 된다. "안 되면 좀 짜증은 나도 재미있자고 하는 건데 그렇9게 할 것까지 없지? 그렇지?"
○ 밖에 나가지 않는 아이
불안하고 예민한 아이들 중에는 잔뜩 움츠러드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언제나 경계하는 아이도 있다. 어떤 아이는 두 가지 모습을 다 보이기도 한다. 불특정 다수와 만나는 것이 두려워서 외출을 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이건 화낼 일이 아니라 가여운 일이라는 말이 참 인상 깊다. "져도 재미있고 이겨도 재미있는 거야. 아빠랑 재미있는 시간 보내자. 규칙은 져도 이겨도 즐거울 것 이야. 서로 최선을 다하는 거야. 봐주기 없음! 속이기 없음" 경쟁에서 지는 것이 자존심 상할 일은 아니다. 규칙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해보는 공정한 승부의 경험, 그 자체가 중요하다. 아이는 부모를 정말 사랑한다. 아이는 누구보다도 부모가 자신을 사랑해 줄 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때 가장 행복하다. 아이는 부모가 실수를 해도 금방 용서한다. 부모가 잘 대해주려고 노력하면 언제든지 부모가 내민 손을 잡아준다.
5장. '유치해지지 않고 처음 의도대로'
○ 칭찬하기
아이를 칭찬하기 전에 많은 고민이 들기 마련이다. 칭찬을 자주 해주었다 아이가 오만해질까봐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1만큼 칭찬 받을 일을 했어도 부모는 100만큼 칭찬해주어도 된다고 한다. 칭찬은 추상적이기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결과물에 대한 칭찬은 다음과 같이 하자. "이야, 끝까지 잘했어! 끝까지 해내는구나. 멋지다!" 아이는 부모의 칭찬으로 내면의 많은 기준을 만들어 간다고 한다. 결과물에만 집착하면 칭찬도 오류에 빠지기 쉬우니 다음과 같이 말하자. "오늘 ~하면서 재미있었어? 재미있게 놀았으면 되는 거야."
○ 고자질 하는 아이
아이들은 고자질을 참 좋아한다. 내가 누군가를 고자질해서 그 사람이 혼이 나면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부모와 한편이라고 생각하며 막강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반면, 고자질 당한 아이는 마치 싸움에서 모든 사람이 한 편이고 자기만 혼자인 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고자질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네가 이야기해주는 것이 고맙기는 한데, 엄마도 늘 관찰하고 있거든. 네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형이 알면 무척 속상해할 수도 있어. 네 일을 잘 해주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정말 고맙단다."
3. 책을 덮으며
평소 나는 책을 꽤 꼼꼼하게 읽는 편이기도 하고 게으른 편이기도 해서 책 한권을 완독하는데 꽤 오래 걸린다. 한달에 한권정도가 목표일 정도다. 하지만 이 책은 하루만에 다 읽었다. 심지어 택배가 밤에 왔는데도 말이다! 너무나도 흥미롭고 많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사서 두고두고 반복해서 읽는 것은 단순히 감상평을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월말에 읽던 책을 중고 서점에 팔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만큼은 못 팔 것 같다. 완전 추천한다! 특히 자녀가 있거나 자녀 계획이 있다면 유익할 것이다.
20~30대가 오은영 선생님의 프로를 찾아 보며 어린 시절의 자신을 위로하고 위로받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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