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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글쓰기의 최전선 책 서평

by Yu&Jun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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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을 잘쓰고 싶어 산 책, 글쓰기의 최전선

요즘 계속 글을 쓰다 보니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졌다. 글을 쓰다보면 단어나 문구들이 막상 잘 떠오르지 않아 막힐때가 많다. 지하철에서도 읽고 집에서도 읽고, 카페에 가서 읽었다. 아무 데서나 읽어도 잘 읽히는 책이다. 그동안 나는 책은 책상 앞에서만 읽었어야 집중이 잘 되었는데 이 책은 아무 데서나 쉽게 잘 읽혀졌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글을 잘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읽었다. 놓치고 싶지 않은 문장이 많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된 뒤 늘 반복되는 삶을 살았다. 어제와 크게 다를 게 없고 발전하지 못한 삶인듯 하였다. 그런 삶에 살짝의 변화가 찾아왔던 것은 나의 일상을 기재하는 티스토리 블로그다. 평소 인터넷에 글 쓰는 것을 정말 싫어했는데 티스토리를 하면서 주절주절 글을 남기게 되었다.  그 후부터 어딜 가나 티스토리에 글을 올릴 생각만 들고, 어떤 글을 써야 조회수가 잘 나올까라는 생각만 들었다. 맛집을 소개하는 일상부터 영화, 서평까지 다양하게 글을 쓰게 되었다. 이상하게 글을 쓰면 쓸수록 고민이 많아졌다. 내가 정말 열심히 연구해가며 썼던 서평은 조회수가 20 ~ 30을 넘기지 못하고 대충 적었던 음식점은 적당히 조회수가 나왔다. 명품 언박싱 같은 것은 정말 대충 써도 조회수가 잘 나왔다. 조회수가 글의 질을 반영하진 못하는 듯했다. 조회수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반영할 뿐이었다. 조회수와 상관없이 그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글은 서평이다. 잘 쓰지 못했지만 열심히 썼다. 그리고 잘 쓰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글을 담백하게 잘 쓸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중 어떤 작가님께서 이 책을 추천해 주셨다. 작가님께서는 처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 책을 읽었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샀다.

 

2. 글을 잘 쓰는 마음가짐

글을 잘 써서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책을 쓴 작가는 첫 마디를 무엇으로 시작할까? 이 책을 펼치기 전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글의 도입부는 글 전체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입부에서 독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읽다 포기해버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인내심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는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처럼 수많은 방식으로 외적 원인에 의해 휘몰리며, 우리의 운명과 결과를 알지 못한 채 동요한다.' 네덜란드 태생의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로 시작한다. 처음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갔는데 곱씹으니 조금은 이해가 간다. 요즘 유튜브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와 비슷한 내용이다. 우리는 외적 원인에 의해 하루의 기분이 좌우되고 이를 통제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는 순간 불행은 찾아온다. 외부에서 나에게 어떤 자극을 주든,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기든 나의 기분은 내가 컨트롤해야 한다. 그렇게 되는 순간 행복해지는 것 같다. 역시나라는 생각이 드는 도입부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글을 잘 쓰려면 일단 많이 써야 한다고 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교과서 위주로 예습, 복습을 해야 한다는 말처럼 느껴진다. 머리로는 아는데 실천은 쉽지 않고 조금이라도 편한 방법을 찾고 싶어진다. 내가 쓴 글이 곧 나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같은 글을 써도 작가마다 담아내는 그릇이 다른 것 같다. 나의 이야기는 나만이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 '좋은 글이 나오려면, 타인에게 비친 나라는 자아의 환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감정에 집중해야 한다. 예술에서 최악은 부정직하다는 것이다. 문학은 저자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대한 정직한 표현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다. 글쓰기는 용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삶에 관대해질 것, 상황에 솔직해질 것, 묘사에 구체적일 것', '상처는 덮어두기가 아니라 드러내기를 통해 회복된다.'

 

이 책에 간직하고 싶은 문장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읽고 또 읽고 의미를 곱씹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은 바로 저 문장이다. 삶에 관대해질 것, 상황에 솔직해질 것, 묘사에 구체적일 것.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문장은 참 부지런하다. 단지 '기쁘다. 슬프다. 힘들다.'라고 쓰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묘사한다. 하나의 단어로 나의 감정을 표현하지 말고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묘사할수록 마음에 더 와닿는다. 삶에 관대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항상 한 해를 보내고 나면 관대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후회하곤 했다. 더 이해해 줄걸. 그때 그렇게 화내지 말걸. 별거 아닌 일에 왜 그리 신경 쓰고 화냈는지. 삶에 관대해질 것이라는 문장은 무척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시는 수험생 시절 내가 가장 싫어하는 문학이었다. 비문학이야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연습을 하면 되지만 시는 함축적인 의미를 파악해야 하고 의미를 모르면 문제를 풀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짧은 문장 속에서 왜 그리 많은 것들을 파악하게 시켰는지 참 이해가 안 가고 싫었다. 결국 나는 수능 국어에서 1개를 틀렸는데 그게 시였다. 졸업과 동시에 시를 읽어 본 적이 없다. 그나마 좋아하는 시는 백석 시인의 여승과 이형기 시인의 낙화다.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고 시는 패배자의 기록이라는 말을 보고 문득 시가 읽고 싶어졌다. 함축된 문장으로 인간의 영혼을 풍요롭게 해주는 문학인 것 같다. 시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보다 시를 읽고 난 나의 느낌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여러 번 곱씹어 읽다 보면 의미가 와닿기도 한다는데 이러한 방식의 감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봐야겠다.

 

'글에는 적어도 세 가지 중 하나는 담겨야 한다. 인식적 가치, 정서적 가치, 미적 가치. 곧 새로운 지식을 주거나 사유의 지평을 넓혀주거나 감정을 건드리거나.', '그런데 그 별거 없는 삶, 시시한 욕망을 밀도 있게 찬찬히 담아내면 특별한 글, 진솔한 글이 된다.', '좋은 좋은 글에는 근원적인 물음이 담겨 있다. 어떤 느낌, 어떤 감정에 사로잡혔을 때 그것을 당연시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더 깊고 진지하게 파고드는 작업. 그게 문제의식이다. 우선은 나를 향해 왜라고 질문하는 것 말이다.'

 

이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철학자는 니체가 아닐까 생각한다. 니체의 수많은 말들이 인용되었다. '삶은 한낱 노역과 불안뿐이거늘.'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인간은 행복조차 배워야 하는 짐승'이라는 문장이다. 인간은 행복을 무작정 원하지만 정작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한 물음은 없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배웠고 그렇게 믿어 왔다. 대학에 갔을 땐 공부를 열심히 하여 좋은 직업을 얻으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배웠다. 직업을 갖고 나니 드는 생각은 좋은 직업은 무엇인가? 남들이 보기에 대단한 직업을 가지고도 꾸역구역 하루를 버텨가며 사는 사람이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낮은 직업이지만 즐겁게 해내는 사람이 있다. 공부도, 학벌도, 직업도, 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낀다. 행복은 미래에서 올 수 없다. 

 

니체에게 이웃 사랑은 편협한 자기애의 표출이다. 나를 가꾸기보다 이웃을 돕는 일이 더 표나고 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타인 지향적 헌신의 정체는 알고 보면 자기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냐고 니체가 묻는다. 그렇가도 니체가 이웃을 사랑하지 말라고 한 게 아니다. 보다 먼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장소적으로 먼 곳에 있는 사람들, 앞으로 태어날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먼 이웃을 도우라는 말은 지난 경험들이 떠오르게 한다. 가까운 이웃에 대한 동정은 경계 대상이다. 작년에 꽤 가까운 이웃에게 호의를 베푼 적이 있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순수한 호의와 애정을 베푼 적이 있었으나 상대에게는 참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먼 이웃을 도우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와닿는다.

 

'주어 목적어와 동사로 이루어진 최소 단위의 문장 만들기.', '이는 독자만이 아니라 필자에게도 이롭다. 글쓰기는 생각 쓰기다. 문장이 길면 생각이 엉키고 문법이 틀리기 쉽다. 주어와 동사는 연인이다. 가까이 있게 하라. 생각을 멋있게 쓰는 것은 좋은 글이 아니다. 말이 장황해지고 설명하거나 강요하는 어조가 된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라.' 정말 좋은 조언이다.

 

'내 글이 누구에게 도움을 줄까? 글의 위치성.' 글을 쓸 때엔 내 글이 누구에게  와닿기 바라는지 고민하고 써야 한다. '별자리적 글쓰기. 글의 구성. 글쓰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건축적 글쓰기. 건축에는 먼저 설계도가 있다. 설계도에 맞추어 건축자재들이 수집되어 맞추면 집이 된다. 또 하나는 별자리적 글쓰기. 별들은 저마다 홀로 빛나며 흩어져 있다. 흩어져 빛나는 별들 그대로, 그러나 나만이 알고 있는 금긋기를 통해서 별들 사이에 태어나는 그 어떤 조형.' '삶은 글을 낳고 글은 삶을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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